
그림을 그리며 끝없이 떠오르는 레퍼런스는 만화의 화법이다.
만화는 색없는 소박한 종이에 검정의 선으로 모든 감정을 확실히 말한다. 특정한 선의 화법으로 밝음과 어두움, 환희와 고통이 여지없이 전달한다. 격한 시각적 감정을 펼쳐 보이며 화면 속을 뛰어 다니는 만화 속의 대상들은 한결같이 반듯한 외곽선에 담겨 이 모든 것이 어디까지나 평면 속의 일이라는 듯 차원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들이 속한 세계 이상의 입체와 현실에 대한 욕심이 없다. 서로의 선을 밟지 않고 자기의 바운더리 안에서 질서있는 자유를 만끽한다.
만화에서 선으로 감정을 표현해 내는 스크린톤을 책가도의 옷으로 입혀 보았다.
스크린톤이지만 칼로 오려 붙이지 않고 붓으로 차갑지만은 않은 기분들을 표정없는 마음들에 덧입혔다.


One thought on “책거리 9_Chaekgeori no.9”